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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여성.인권.문화-문화헌장제정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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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ㆍ 인권 ㆍ 문화



여성문화인권센터 대표 신 혜 숙





21세기 초두에 떠오른 제일 큰 화두는 문화였고, 21세기를 문화사회로 전망하였다.

이에 시기적절하게 시민사회가 자발적으로 문화헌장의 제정에 나선 것은 무척 고무적인 현상이다.

헌장과 10개 항목의 챠트를 통해 문화헌장의 목적과 목표를 명시하여 한국사회가 문화사회로의 이행을 앞당기고자 하는 문화헌장 제정의 의도에 전적으로 찬동하며 수고하시는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다만, 한 두가지 결들여 본인의 의견을 말씀드린다면 



1. 문화헌장에 담아내고 싶은 내용이 많겠지만 헌장의 전체 내용이 너무 많은 느낌이다.

페이지의 앞뒤를 뒤적이지 않고도 헌장의 전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일별할 수 있도록 요약, 압축할 수는 없을런지.



2. 여성운동을 해 온 시민운동가의 입장에서 여성과 문화에 대한 단상을 몇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다.



한국사회는 여전히 남성지배구조에 묶여 있고 우리사회 지배집단은 남성이었고, 남성이다.

아직도 정치권의 중심을 이루는 집단은 검은색, 감색의 양복을 입은 남성집단이며, 경제권 역시 별다른 그림이 아니다.

문화권 또한 많은 여성집단의 상부에 권위적인 남성집단이 공고히 또아리를 틀고 있다.

지금까지 역사속에서 여성은 존재하되,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존재, 즉 피지배집단으로 살아 왔다. 왜 그래야만 했을까?

아데나(E, Ardener)라는 학자는 피지배집단이 가지는 중요한 특성은 지배집단에 비해 자신의 입장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지 못하는 점이라 했다.

억압적(피지배) 상황에 놓인 집단은 한결 같이 지배집단의 언어를 차용해야만 자신의 상황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지배란 한 집단이 다른 집단의 자기 실현 및 자기 표현의 잠재력을 억제하여 그 집단의 경험(존재)이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인류의 절반을 점하는 여성이라는 피지배집단이 정말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존재였을까?

지배집단의 방식을 통해서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겠지만 용케도 여성들은 지배집단의 언어나 표현방식에 의존하기 보다는 우회적이고 함축적인 여성들만의 상징을 통해 자신들의 문화를 가까스로 생산, 유지하여 그 명맥을 이어 왔었다.

이에 문화권을 기본인권으로 간주하고 어떤 차별도 개입할 수 없는 평등권으로 명시하며 사회적 약자,소수자를 포함한 시민 모두가 문화적 다양성을 향유할 권리를 천명하고 있어 무척 반갑고 다행스럽다.



여성인권은 여성의 문화권이다.

피지배집단의 인권을 직설적으로 요구한다면 엄청난 반발과 직면하게 된다.

우리는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여성의 문화를 통해 여성의 문화권을 쟁취하여 21세기가 지향하는 양성평등사회를 구현하고자 한다.

문화를 사랑하는 여러 문화인들께서 여성도 문화적 주체성을 인식하고 문화적 객체가 아닌 주체로 당당히 설 수 있고 여성의 기본인권인 여성문화권을 마음껏 향유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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